엘로힘

하나님 하느님 논쟁

엘로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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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왜 하나님이 아닌 엘로힘인가요?

[답변]

창조주의 이름이 엘로힘입니다.

유일하신 절대자의 이름은 엘이고, 창조주의 이름은 엘로힘입니다. 엘께서 창조를 시작하시면서 엘로힘이 되셨고,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아버지 엘로힘과 아들 엘로힘과 거룩하신 숨 엘로힘이 되셨습니다.

이름이란 정체성(Identity)을 알고 소통을 시작하는 첫 관문입니다. 이름을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대상과 올바른 소통이 가능합니다. 원래 이름이란 처음 주어질 때의 언어로 식별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름이 분명하지 않고 식별 가능하지 않으면 이름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절대자의 이름과 창조주의 이름이 최초로 주어질 때의 언어는 히브리어였습니다. 따라서 절대자의 이름도 히브리어 이름이 맞고, 창조주의 이름도 히브리어 이름이 맞습니다.

절대자의 이름은 이스라엘 민족의 이름 속에 엘이라고 분명하게 식별 가능하도록 계시되었고, 창조주의 이름은 비블로스 기록 게네시스 1장 1절부터 엘로힘이라고 분명하게 식별 가능하도록 계시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모든 민족들은 히브리어로 된 정확한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인지 돌이켜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바른 이해가 꼭 필요한 시점입니다.

모든 민족들이 창조주의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불신앙 때문입니다. 그들은 유일하신 창조주를 거부하고 다른 대상들을 선택하여 숭배하였습니다. 민족마다 나름의 상상대로 다양한 숭배 대상을 정하다 보니 다신론과 범신론이 일반화되었고, 심지어 비블로스가 계시하는 유일하신 창조주조차 각자 자기들의 개념대로 이름을 지어 불렀습니다.

그리스어의 데오스, 로마어의 데우스도 다신론 개념이고, 한자의 신(神)도 다신론 개념이며, 영어의 갓(god)도 다신론 개념인데 비블로스의 갓을 대문자로 구분 표기하는 기지를 발휘하였습니다. 한글의 하느님도 하늘님이라는 다신론 개념인데 유일신 개념을 살린 하나님을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이름들이 일반명사(혹은 보통명사)로 사용된다는 데 있습니다. 원래 이름은 고유명사 이름이 있고, 일반명사 이름이 있습니다. 다른 대상과 구분되는 단 하나의 이름은 고유명사로서 단수개념이고, 종(種)이나 종류, 부류, 집단 등을 호칭하는 이름은 일반명사로서 복수개념입니다.

일례로 나일강(Nile River)이라 부를 때 나일(Nile)은 고유명사이고, 강(River)은 일반명사입니다. 나일은 하나뿐인 이름이고, 강은 많기 때문에 복수개념입니다. 고유명사는 처음 부여된 언어로 표기하며 다른 언어로 옮길 때는 음역(音譯, transliteration)이 원칙입니다. 반면에 일반명사인 이름은 번역(飜譯, translation)이 원칙입니다.

절대자이신 창조주의 이름은 첫 언어인 히브리어로 엘 또는 엘로힘인데, 이 이름이 그리스어 데오스로 번역되었고, 영어 God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로 번역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래 절대자 또는 창조주는 유일무이(the Only One)하신데도, 복수개념의 일반명사로 번역했다는 것은 다신론 혹은 범신론을 인정하는 결과가 됩니다. 비블로스가 우상숭배를 인정하는 결과여서 실로 모순 중의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간단치 않습니다. 원래 유일자에게는 복수개념이 적용될 수 없습니다. 피조물에게는 복수개념의 일반화가 가능하지만, 창조주는 유일자이시므로 단수개념의 고유명사만 가능합니다. 가령 전능자나 절대자란 호칭도 유일자의 호칭이므로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로 보아야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유명사인 히브리어 엘을 그리스어로 데오스라 번역하고 영어로 갓(God)이라 번역한 이유가 무엇인지 실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일 데오스라 번역하지 않고 엘로힘이라 음역하고, 갓이라 번역하지 않고 엘로힘이라 음역하였다면, 사람들은 창조주의 이름이 엘로힘이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굳이 음역 대신 번역을 허용하신 것은, 일반인들은 일반명사로 부르게 하되, 믿쁨찬 사람들은 고유명사로 부르게 하시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시간이 흘러 결론의 시간이 오면 이름의 진실을 알도록 조치하신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차피 언어 자체는 진리가 아니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시간의 끝 부분인 결론의 시간이 되면 모든 진실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아담이란 이름이 주는 메시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아담이란 이름은 처음부터 주어진 이름인 반면, 다른 피조물들의 이름들은 아담이 지었다고 비블로스가 기록하고 있습니다(겐 2:19). 아담이 지어준 피조물들의 이름들은 당연히 고유명사와 일반명사가 따로 구분되지만, 아담이란 이름은 고유명사로도 사용되고 일반명사로도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같은 아담이란 낱말인데도 고유명사인 경우는 히브리어 음역을 하여 아담이지만, 일반명사로는 사람(man, human)으로 번역되거나 남자(man)로 번역됩니다.

절대자의 이름도 엘로 음역하면 고유명사이고, 일반명사로 번역하면 데오스나 갓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원래는 유일자이므로 일반화될 수 없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창조주의 이름인 엘로힘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데오스나 갓으로 번역된 이상 일반명사화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고유명사인 엘로힘으로 음역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일반인들에게는 감춰져 있고, 믿쁨찬 사람들에게만 알게 하셨으며, 결론의 시간이 되면 비로소 이름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이 모순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하기야 그동안은 모순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기나긴 시간 동안 이름의 진실이 감춰져 왔으니 말입니다. 이 경우 계시의 점진성 혹은 점진적 계시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현 시점에서는 절대자의 이름이 히브리어를 음역한 엘이고, 창조주의 이름이 히브리어를 음역한 엘로힘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정확한 이름을 적용한 최초의 비블로스가 한글 안티오키아 비블로스라는 사실은 나름 의미가 있습니다.

어쨌든 창조주의 이름이라는 이슈를 자세히 살피게 된 계기가 한국의 경우 하나님, 하느님 논쟁이었다는 사실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